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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토요일 단상
이 름 이가타리나
작성일 2021년 7월 20일 조 회 681
첨부파일 없음
내 용

토요일 단상

 

저는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적은

저녁미사에 자주 참례하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토요일은 평일 오전 미사뿐이라서

아침부터 서둘러 아홉 시 반쯤 집을 나섰죠.

 

그런데 얼마 못가서 차 뒤 트렁크 문이 열렸다고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아무런 조작도 없었는데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 쓸데없는 시간낭비에 조금 언짢았지만

바삐 성당을 향해 달렸습니다.

 

시골 외길, 왕복 이차 선에서,

앞앞이 왕초보 차에, 또 느릿느릿한 화물차로,

그리고 줄지어 마주 오는 차들이 끊이지 않으니

마음이 다급해지고 불안해졌습니다.

 

거의 성당에 가까운 사거리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는데요,

시계를 보면서 겨우 턱걸이는 되겠다 싶었는데 아뿔싸!

그런데 하필, 오늘이 오일장날이지 뭡니까?

 

시장을 보는 사람들은 아예 차에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모두 제 갈 길을 오고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차가 사람을 피하여 곡예 하듯 그곳을 빠져나와

성당뒷문에 겨우 다다랐지요.

 

성당정문 바로 옆에는 전에 없었던 카페가 생겨

주차하기가 아주 어려운 상황이고

미사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있어

참으로 난감하고 당황스런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혹시나 하고 정문 쪽으로 갔더니

자바라 문이 대충 닫혀 있었지만 성당마당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아주 묘한 심정이 올라왔습니다.

조금만 남을 배려함이 있었다면

억지로라도 피치 못할 사정들이 있겠지 하고 자위해보지만

좋지 않은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순탄하지 못한 사항들이 그저 착잡할 뿐이었죠.

 

무거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려 자바라 문을 옆으로 밀어놓고

주차하고 성당에 들어서니 벌써 강론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오늘 신부님 강론말씀은 모세이야기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사십 년 동안 준비시키고,

사십 년 동안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집트에서 목이 뻣뻣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내려다보이는 모압 땅에서 모세는 죽었고

 

백스물 해 동안 그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오직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순명만이 점철되었기에

그 모든 위업과 그 모든 대업을 이루었던

모세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신명기 3251~52

이스라엘 자손들 한가운데에서 나를 배신하였고,

이스라엘 자손들 한가운데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는 땅을 멀리 바라보기만 할 뿐

들어가지는 못한다.”

 

이 성경구절을 가만히 묵상하면서,

낮에 삼십 여분동안 성당에 가면서 느꼈던

별별 감정들이 올라와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팔십여 가까이 쌓아온 치부들이 켜켜이 오버랩 되면서

낯이 뜨거워짐을 느꼈는데요,

 

남 탓, 오해, 의심, 불평불만, 미움, 원망, 억울함 등,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죄악들이 하느님의 본질인 진선미가 가려져

주님의 거룩함에 먹칠이 되었음을 발견하니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다면 빡빡 지우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오늘 신부님의 강론 말씀으로

흠과 허물, 모든 잘못을 속죄하는 나날이 되길 주님께 청하며

작은 일깨움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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