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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오월의 신부에게
이 름 운봉
작성일 2020년 6월 8일 조 회 969
첨부파일 없음
내 용

오월의 신부

 

지난 오월,

사랑하는 딸 소피아를 시집보낸 베드로 씨는

제 때 결혼을 해주니 고맙고 축복된 일이지만,

고슴도치 같이 자기 딸이 젤 예쁘다 느끼는지라

뭔가 소중한 걸 송두리째 뺏긴 거 같고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소피아는 올 해 스물아홉.

예전에는 노처녀라 눈치깨나 받았겠지만

요즘으로 봐선 이른 편에 속하는 결혼이라고 하니

세월 따라 결혼 적령시기도 변하는 걸 봅니다.

이제 친정어머니가 된 안나 엄마는,

안가도 될 건데, 늦게 가도 될 건데.

벌써 간다고 애처롭다며 눈물을 달고 살지만

자기는 더 어린 스물일곱에 시집온 걸 잊었나 봅니다.

 

계절의 여왕, 장미의 계절, 성모성월.

온갖 수식어가 화려한 오월의 신부가 된 소피아를 보는

베드로 형제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생각 같아선 새 성전 주교좌범어대성당이나

전통의 주교좌계산성당에서 엄숙하고 품위 있게

교우들의 축복을 받으며 거행하고 싶었으나

소속 본당에서 관면혼배를 올리고

일반 예식장에서 혼사를 치룬 게 못내 아쉽습니다.

 

불교 집안인 사돈이나,

무교인 사위를 베드로 씨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저희들끼리 10년을 변함없이 사귀었다고 하니,

두 손 들고 고스란히 따라갈 수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애시절도 미사는 꼬박꼬박 나가고

판공성사도 때맞추어 보았고

앞으로도 신앙생활 잘 이어 나갈 거라는 믿음이 가고

신혼집도 성당 바로 옆이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이미 부모의 의지는 그냥 참고사항일 뿐

자신들의 의사대로 진행을 하는 젊은 세대의 주장에,

자식농사가 제일 힘들다는 옛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쨌든, 전례가 없었던 코로나 시국 가운데

그나마 완화되는 시점에서 날도 맑은 날

많은 하객 분들 모시고 잘 치루게 되었으니

모든 게 하느님 감사입니다.

 

신부입장 때 딸보다 더 떨리던 아빠의 손을 잊지 말고

주님 보시기에 예쁘게 잘 살고 '얼마지 않아서 성가정 이룰 수 있기를' 빈다.

 

이것이 네 애비의 소원이고 축원이며 기도란다.

하객 분들이 엄마 닮아서 저리 예쁘구나 했지만

넌 분명 아빠를 많이 닮았단다.

사랑한다 나의 아이야.

 

삼위일체 대축일에

너의 세상 첫사랑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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