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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꽃피는 봄이 오면
이 름 미카엘라
작성일 2021년 3월 18일 조 회 655
첨부파일 없음
내 용

꽃피는 봄이 오면

 

정 영자 미카엘라

 

 

빗물 머금은 목련도,

풀밭에 뚝! 떨어진 동백도 예쁜 날입니다.

 

16년 전, 우리 다섯 식구, 시어머니와 조카까지

화북성당에 입교하여 모두의 기쁨과 축복 속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시작한 게 지금처럼 봄날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눈에 띄는 일곱 명의 움직임은

서툴기 그지없었습니다.

 

수녀님, 교리교사와 맘 고운 자매들 그리고 어린

학생들까지 많은 이가 손 내밀어준 시간이었습니

. 이제야 염치없이 덥석 잡은 손의 소중함과 감

일곱 사함을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잊지 못하고, 봄이면 피는 꽃처럼, 어느 날

화북에서 일도지구로 거처를 옮기면서

동광성당의 생소함이 핑계처럼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쉬는 교우가 되어갈 즈음,

성당 마당에 차마 발을 딛지 못하고

주위를 삥 돌아 길을 걷는 저를 봤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한밤의 전화벨 소리-

탑동 이마트 쪽으로 데리러 오라는

남편의 싸한 목소리에 처음으로 다급히 119를 눌렀습니다.

 

길에 쓰러져 있는 남편을 구급차에 태우고

처음 간 병원에서 다시 종합병원으로 옮기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심폐소생술도 못받고

그렇게 그는 우리 곁을 훌쩍 떠났습니다.

 

데리러 오라 하니 그냥 데리고 오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국가에 이바지한다며 다자녀 대열에 합류한,

아들 셋을 혼자는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어

다시 제 발로 성당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3 수능생, 사춘기 아들,

운동장을 배회하며 교실로 못 들어가는 늦둥이까지.

 

하루아침에 뒤범벅이 되어버린 일상들이 너무 버거워

하느님께 들이밀 듯 부탁을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성전에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은

당신의 아픔을 뒤로 하고

우리 가족을 보살펴 주겠노라 약속하셨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 교리교사와 맘 고운 자매들

그리고 어린 학생들까지

많은 이가 손 내밀어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야 염치없이 덥석 잡은

손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잊지 못하고, 봄이면 피는 꽃처럼,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날 것만 같은 남편의 8주기를 맞이합니다.

 

기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미카엘의 연미사를 봉헌하고 연도를 바치며

다시 한 번 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사순시기, 가족 모두 부지런히

모바일 성경쓰기를 합니다.

마음모아 부활을 기다리며

그분 보시기에 좋은 가정을 꾸리려 합니다.

 

그분에게서 멀어져 있었던 몇 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그분과 보폭을 맞춥니다.

 

함께 걷다 보니 그분이 저에게 말을 건네십니다.

 

난 너와 멀어져 있었던 시간이 없었다.” 라며...

 

50대 중년의 마음은 봄 처녀처럼 수줍고 설레는데

표현이 서툴고 모자랍니다.

저의 마음을 아시겠지요?

 

늦은 밤,

지나는 길에 올려다본 성당 높은 곳에서

어김없이 두 팔 벌려 꼬옥 안아주시는 분,

그분이 있기에 추운 겨울 지나고 꽃피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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