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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7월 26일(목요일) 문화예술, 영성의 뜨락 - 수필가 김정실 벨라뎃다
작성일 2018년 7월 26일 조회 4625
첨부파일 없음
내 용

유혹

김 정실 

 

컴퓨터를 열었다. 백지화면에 회수 되지 않은 저금통 주인도 양심을 버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써놓고 오후 내내 생각에 잠겼다.

입춘과 우수도 지났고 일요일 이라 옷을 얇게 입었더니 추웠다. 차에서 내려 추워서 얼른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여느 때와 같이 봉사자들이찬미예수하면서 주보를 건너 준다. 그다음 일련번호가 적힌 활짝 웃고 있는 돼지 저금통을 내어준다. 순간 벌서 사순시기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봉사자는 일련번호를 적으면서 이름과 모바일 폰 번호를 물었다. 자리에 와 앉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일련번호와 이름과 모바일 폰 번호가 왜 필요 한지 언짢은 마음이 들었다. 양 옆 교우들에게 왜 일련번호를 적는지를 물었다. 어느 교우도 정확한 답도 없고 크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다. 돌아가 봉사자에게 물었더니, 갖고 갖는 데 회수 할 때 잘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이었다. 순간 무슨 죄수들에게 일련번호를 매겨 일을 감시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순 제1주일에 들어선 첫 미사 시간인데 마음과 정신이 집중 되지 않았다. 우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이시기에 신자들은 회개와 보속의 삶으로 스스로 자신을 더 올 곧게 세우기를 바라는 마음들이다. 그 방법으로 40일간 단식과 금육을 한다. 이것을 마지막 날에 모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서 주어지는 돼지 저금통이다.

요즈음은 모든 것이 풍요로운 세상이며 삶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는 아직도 굶주림과 헐벗음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신자들 중에는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금요일에 육류를 먹는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다. 이런 이들 역시 바르고 올 곧게 생활하지만 돼지 저금통 속을 채우지 못할 수가 있다. 독거노인들도 있을 것이고 양부모 모두 가 없는 아이들도 있다. 아니 부모가 있으나 몸이 불편해 생활력이 없는 이들 등등 여러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담겨진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마음이 들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십년 쯤 이 넘었다. 어느 해 사순 시기 때 다. 속이 보이지 않던 돼지 저금통이 그 때는 속이 훤히 보이는 돼지로 변신을 했다. 그 때는 속 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웃고 지나갔다. 그런데 오늘은 무언지 모르게 마음에서 불편함이 자꾸 돋는다. 집에가 성당 카페에 불편한 감정을 올려야겠다는 마음까지 인다.

신부님의 강론은 이어지고 있다. 마음을 다잡고 귀를 세웠다. 잡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대는 여러 사탄의 유혹들이 우리들 모르게 도사리고 있단다. 그 중 인간의 가장 무서운 욕심은 물질적 부와 권력, 명예는 어느 누구나 갈망하는 것이란다. 이것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교만과 오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 달콤하고 강렬한 교만과 오만의 유혹에 누구나 들어서는 방법은 아주 쉽단다. 눈 한번 찔끔 감고 양심한번 접으면 이 세상사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요즈음 현실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돼지 저금통을 받아드는 순간 달콤한 마귀의 속삭임이 나를 흔들었는가보다. 내안에 숨어 있던 교만과 오만이 고개를 들었다. 무엇 때문에 얄팍한 분노와 언짢음이 나를 미사 시간 내내 흔들었는가를 생각해본다.

사순시기 마다 얼마나 회수 되지 않았기에 일련번호를 정해 놓았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그래도 이것은 아니다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누구 것이 들어오지 않았고 누가 얼마를 냈다는 것을 일렬번호의 이름과 모바일 폰의 번호를 게시판에 붙인다. 여태까지는 스스로의 마음과 정성이었다. 교회 스스로가 물질적면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아니 얼마나 교우들이 무관심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도 생각해본다. 그래도 답은 없다.

이 일에 대해 어느 신자도 별 말이 없는데 왜 혼자서 좋지 않게 생각을 할까? 틀림없는 사탄의 유혹이다. 유혹을 받을 때는 그 유혹을 이겨내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40일간 마음을 다잡으면 다잡을수록 마귀의 유혹은 교모하게 더 흔든다고 했다. 여태 성당 일에는 어떤 의의를 달아본 일이 없다. 순명은 신자들이 지킬 의무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번에는 내가 나를 흔들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성령께서 예수님을 40일간 광야로 데리고 가시어 유혹을 이겨내도록 했다. 좋은 결실을 이루어 내는 데는 늘 유혹이 따른다. 이런 유혹을 받는다는 것은 스스로가 좋은 쪽으로 가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이번 시기에 내안에 숨어서 시나브로 찾아드는 교만과 오만을 바르게 이겨내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을 폄하고 단죄하기 전에 자신의 내면을 비춰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내가 나의 그림자를 볼 수 없지만 해를 등지고 서면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신자면 자신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스스로가 비춰보고 모든 공동체에 자신을 두어야한다. 어느 철학자가 어리석은 자는 투덜거리다 망하고, 철없는 자는 화를 내다가 죽는다.”라고 했다. 내 스스로가 그 모든 것을 어떻게 해 낼 수도 없으면서 불평을 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죄를 만들어 내는 짓이다. 스스로 해결 할 수 없다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식탁위에 놓아둔 웃고 있는 돼지를 본다. 내가 너를 지키고 네가 나를 지켜 이시기 잘 지내기 바란다고 중얼 거리면서, 컴퓨터에 쓴 글귀를 삭제 했다.


 

서울 저동출생

대구대학교 인문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졸업

고등 영어교사퇴임

★『대구문학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03)

★『에세이스트신인상등단(2008)

★『국제문예시부문 신인상 등단(2013)

1회 프런티어 문학상(시부문)수상(2005)

수필집:다가서기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대구PEN문학회, 대구여성문학회, 솔뫼문학회, 죽영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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