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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고정 관념을 깬 날 -이지민글라라-
이 름 이지민
작성일 2012년 10월 18일 조 회 3592
첨부파일 없음
내 용
평일인데도 목욕탕에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탕 주변에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할 수 없이 출입문 앞에 어린아이가 앉을 좁은 공간이 보여 거기라도 아쉽게 앉았다. 명절 대목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나 하며 속으로 투덜투덜거렸다.
옆에 앉은 언니도 혼자 온 것 같아 내가 먼저 서로 등밀기를 해 주자고 제안을 했다. 밀어주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 더 반가웠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렇게 발가벗고 만난 것도 인연이라면서 내가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다.
언니가 집에서 형제자매가 몇이냐고 묻길래, 나는 간단히 ‘장녀(長女)’라고 대답했다. 으레 사람들은 ‘장녀(長女)’나 ‘장남(長男)’은 맏이이며 아래에 동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음에 이어지는 질문은 천편일률적으로 ‘동생이 몇인데?’이기 마련이다.
나는 위로 오빠가 두 명 있는 특별한 ‘장녀(長女)’이다. 서열로 따지면 막내이고 직위로 보면 분명한 장녀이다. 내가 내 특별 상황을 얘기를 하니, 언니는 속았다는 듯이 한 쪽 눈을 깜박이며 웃었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내가 “‘장녀’나 ‘장남’은 맏이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린 것 같아 뿌듯했다.


마음 속에 굳어 있어 변하지 않는 생각, 어떤 사람이나 집단의 마음 속에 굳게 자리잡고 있어서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어떠한 상황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생각을 ‘고정 관념(固定 觀念)’이라고 일컫는다.
가수 싸이의 6집 앨범 ‘강남스타일’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요즘이다. 미남도 아니고, 기름 바른 머리에 육중한 몸을 흔들어대며 노래하는 싸이에게 뭔지 모를 매력을 느끼며 우리 모두가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싸이는 뮤직비디오 제작 당시 아무 생각 없이 B급으로 최대한 즐기며 제작하자고 제안했단다. 그간 예쁘고 잘 생긴 아이돌 가수를 통해 만들어졌던, 사뭇 진지한 K-pop의 뮤직비디오 패턴을 싸이가 과감히 깬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고정 관념을 깨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순한 반복 리듬에 상징직인 춤, 경쾌한 곡조, 또 옆집 아저씨 같은 싸이의 모습에서 부질없이 편안함을 느껴 이런 대박의 열풍이 오지 않았나 싶다. 어느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그룹이 오랜 시간을 들여 공략한 세계 시장을 싸이는 오로지 개성 있는 콘텐츠 만으로 주류에 빠르게 진입했다. 그가 B급 정서를 추구하면서도 대중이 원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때때로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삶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내가 내 안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함으로써 내가 남보다 열등하다고 느낀다. 또는 내가 나의 용기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겁이 많다고 생각하여 모든 일에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더 활기차고 생기 있게 이어가려면 이런 쓰잘데기 없는 고정 관념은 과감히 깨뜨려야 하지 않겠는가.
고정 관념을 깨뜨린 사람 가운데 기억할 만한 사람이 있다. 하루는 화가인 피카소가 기차를 타고 가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고 “당신의 그림은 너무 난해해서 알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카소는 그에게 실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 주며 “이것이 실재 내 아내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피카소는 사진을 받아들고는 이리저리 여러 각도에서 주의 깊게 들여다 본 후에 말했다. “당신 부인은 끔찍하게도 작군요, 게다가 납작하군요. 사진은 어디까지나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종이이지 실제 부인이 아닙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그리되 겉모양만이 아니라 마음을 읽고, 앞을 보면서 뒤도 표현하고자 했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나타내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짧은 이야기가 드러내고 있는 상징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기 나름의 고정된 사고로 사물을 고정시켜 놓고 바라볼 때가 많다. 피카소는 이 고정 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고정 관념을 깨뜨린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인 듯하다. 고정 관념이란 사전적 의미로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늘 자리해 흔들리지 않는 관념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의 불치병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고정 관념을 깨지 않으면 개인도, 사회도 발전할 수 없다.
글을 짓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창의적인 생각, 깨어있는 생각으로 작업해야 한다. 늘 써왔던 글, 비슷비슷한 글로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개성 있는 글, 여태껏 봐왔던 글과는 다른 참신한 글을 사람들은 원하고 있다.
발상 전환의 대표적 작가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다. 피아노를 부수고, 바이올린을 내리치고, 머리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등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으로 엄숙한 예술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깼다. 그리고 TV란 영상 매체를 예술로 승화시켜 예술에 대한 표현을 확대시킨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깨어야 새로운 것이 창조되고, 사람들은 새로운 뭔가에 열광을 한다.
늘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뒤집어 생각해야 한다.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와 고정 관념을 깨는 발상, 창의적인 생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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